2019.05 시즈오카 여행 3. 느릿느릿 이카와선 타고 이카와 댐까지
열차 내부. 원래 이 열차도 다른 전철이나 기차에 비해 좁은 데다가 하필 사람이 많아서 문 바로 옆자리에 앉으니 타는 내내 불편했다 ㅜㅜ
센즈까지 달리던 오이카와 철도와 달리 이 열차는 시속 30km로 좀 천천히 움직였다. 오이카와 강을 따라 천천히 움직이면서 보는 경치는 진짜 스위스 못지않았다.
열차는 아프트이치시로역에 정차.
아프트이치시로역부터 나카시마댐 역까지 일본 유일한 아프트식 철도이다. 저 구간은 경사가 높아서 사진에 보이는 철로 사이에 추가로 설치된 톱니바퀴를 이용해 안전하게 오르락내리락한다. 얼추 보면 역사가 오래된 거 같이 보이지만 이카와선 개통했을 때부터 있던 것이 아니라 1990년 나카시마댐 건설로 인한 노선이 이설 돼서 생긴 것이라 생각보다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추가로 견인해줄 아프트식 기관차가 등장. 이 녀석에 달린 톱니바퀴가 있어야 열차가 오고 가고 할 수 있다. 기관차를 분리하고 연결하기 때문에 아프트이치시로역과 나가시마역에서 열차가 무조건 4분씩 정차한다.
아프트이치시로역에서 멀리 보이는 이치시로 다리. 원래는 철교였지만 이설 된 이후로 산업유산으로 선정되고 현재는 이렇게 관광용 다리로 사용하고 있다.
이카와선 열차에 탄 승객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내려 다들 경치 구경과 사진 찍기에 열두해있다.
중간중간에 차장 분이 이런 건축물이나 역을 지날 때마다 길게 설명해주신다. 막상 스피커에 노이즈가 꽤 껴서 잘 못 들었다...
나가시마 댐. 재밌는 점은 나가시마 댐은 2002년에 완공되었지만 근처의 나가시마 댐 역은 1990년도에 개업해서 댐보다 댐 이름을 가진 역이 더 오래됐다. 뭐 철로를 이설하고 댐 공사를 시작해야 하니 어찌 보면 당연한 거지만.
히란다역 정차.
산악 철도 특성상 터널이 많은 이카와선의 심심함을 덜하기 위해 터널 중간중간에 이카와선 열차 사진들을 걸어두었다. 열차 속도도 시속 30km로 느릿느릿하니까 터널에 걸린 사진을 보기에는 충분했다.
오쿠오이코조역(奥大井湖上駅). 이름 그대로 셋소 호수를 잇는 철교와 육지를 걸쳐서 플랫폼이 설치된 호수 위에 있는 역이다. 때문에 역 주변에는 화장실과 정자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도로도 없어서 역을 빠져나가려면 철교 옆에 있는 육교 따라 걷는 수밖에 없다.
이런 역의 특징과 아름다운 주변 풍경 때문에 관광객들 사이에 인기가 있어서 이 곳에서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부응해서 이 역에서 여러 이벤트들도 진행된다고 한다. 일단 필자는 다른 곳을 가봐야 돼서 그냥 지나쳤지만 언젠가 다시 탈 일이 있으면 내려서 제대로 구경해보고 싶은 곳 중 하나이다.
오모리역.
열차는 점점 산속 깊이 들어간다.
칸조역. 역이 웅장한 나무들에 둘러싸여 운치가 있다.
밑에서 보이는 오쿠이즈미 댐.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댐이라 열차 안에 탔을 때만 그나마 잘 보인다고 한다.
승객이 거의 내린 뒤의 열차 내부. 위에 이야기했듯이 열차 안이 상당히 좁다는 걸 알 수 있다.
요코하마에서 출발한 지 거의 7시간 만에 이 여행의 종착지라 볼 수 있는 이카와역(井川駅)에 도착했다!
2018년에 토사붕괴로 칸조에서 이 역까지 운행이 중지된 적이 있어서 그 당시 기준으로 이카와역까지 다시 열차가 다닌 지 2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여러모로 운 좋은 셈.
이카와역의 또 다른 터널. 원래는 이카와역을 지나 도다이라라고하는 역까지 열차가 다녔으나 40년 전에 역이 폐지되면서 이카와역 너머로 열차가 운행하지 않게 되었다. 철거하는 것도 돈이 드니 그냥 저렇게 존치한 듯하다.
이카와역 역명판. 역명판 밑에도 오쿠오이 65km 열차 여행의 종착역이라고 쓰여있다.
열차가 다시 출발하기까지 30분 정도 남았으니 잠시 간단하게 역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이카와역에서 2분 정도 걷자 나오는 이카와 댐. 일본 최초의 중공중력식 댐(내부가 빈 중력식 댐)이라고 한다.
사실 이카와선의 소유자는 이 댐을 소유한 츄부전력이다. 이카와선 자체가 원래 오이카와의 댐을 위해 만들어진 철도라고 한다. 노선도 길고 풍경도 아름다워서 오이카와 철도가 열차를 대신 운영해줄 뿐.
이카와 전시관. 츄부전력이 운영하는 댐 박물관이다. 무료라고는 하지만 시간이 별로 없어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역전 매점. 이카와의 특산품이나 오뎅, 우동, 당고 등 간단한 먹을거리를 판매하고 있다.
그중에 필자는 점심 겸으로 미소 당고를 샀다. 생각보다는 좀 크고 당고에 미소 소스가 잘 어울려져서 먹을만했다. 대신에 저 당고 한 개에 300엔씩이나 해서 좀 부담이 갔지만...
이카와역 내부. 우리나라의 화본역 같이 7080 분위기를 풍긴다.
철도무스메. 돈이 넉넉지 않은 중소철도회사일수록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요런 철도무스메를 홍보하기 바쁘다. 나중에 카나야역에서 철도무스메 다키마쿠라도 발견했다...
이카와선 열차 전면 샷
이제 슬슬 이카와 역과 작별할 시간이다. 언젠가 볼일이 있으면 또 올게!
나머지 여행기는 다음에...
촬영 일자 : 2019.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