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자판기의 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자판기가 많다. 동시에 자판기의 종류도 무궁무진하게 많다. 비록 최근 들어 음료수 자판기 이외에는 다 자취를 감추기는 하지만 교외로 나가면 여전히 40~50년 전 쇼와 풍의 레트로 자판기가 가득한 가게를 만나 볼 수가 있다. 필자도 그런 가게 중 하나인 중고 타이어 시장 사가미하라점에 가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사진기 들고 오기 귀찮아서 폰카로 촬영해 보았다.
오다큐 사가미오노역 도착.
크리스마스트리. 당시 크리스마스까지 한 달 넘게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슬슬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가미오노역에서 相25번 버스를 타고 40분 만에 사가미하라 정수장 정류장에 도착. 버스가 30분에 한 대씩 있어서 시간을 잘 맞춰서 역에 와야 한다.
정류장 주변 풍경. 인구 70만의 사가미하라지만 외곽에 있어 주변은 매우 조용했다.
조금 걸어서 목적지에 도착! 교외라서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진짜 가득해서 놀랐다.
우동, 소바 자판기.
타이머마저도 굉장히 레트로 했다.
제품 투출구. 면발이 살짝 삐져나온 게 보이지만 그냥 그려려니... 물론 나무젓가락은 따로 제공해준다.
첫 번째로 시킨 것은 튀김 소바. 우동은 다 떨어져서 대신에 소바를 시켰다. 맛은 평범한 소바 맛이었지만 아주 살짝 식고 불은 게 아쉬웠다.
국물 버리는 곳과 컵 버리는 곳. 많은 자판기가 음식물을 팔아서 패스트푸드점 마냥 쓰레기 버리는 곳을 확실히 마련해 두었다.
햄버거와 토스트 자판기. 우동, 소바 자판기와 더불어 가장 인기가 많았던 자판기 중 하나다. 주인분께서 자주 제품을 리필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주 품절될 정도.
두 번째로 시킨 건 콘비프 토스트랑 펩시. 토스트가 굉장히 뜨거워서 나오는 곳 쪽에 있는 집게 없이는 맨손으로 집을 수 없을 정도다.
내용물이 좀 부실하긴 했지만 콘비프 자체가 짭짤해서 어느 정도 먹을 만했다. 병따개가 없는데 어떻게 병뚜껑을 땄는지에 대해서는 후술.
밥류 자판기. 볶음밥이나 카츠동, 쇼가야키 덮밥 등을 팔고 있었다.
세 번째는 아까 먹다 남은 펩시와 함께 볶음밥. 하나하나의 가격은 싼 편인데 한 개 두 개 계속 사다 보니 어느덧 자판기 음식에 천 엔 이상을 써버렸다...
요시노야의 캔 규동 자판기. 허나 가격이 800엔 정도로 굉장히 비싸다. 저 가격이면 요시노야에 가서 규동 두 그릇 먹을 수 있는데...
오미쿠지와 음료수 자판기. 오른쪽에 커다란 병 음료수도 사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단종.
카레라이스 자판기와 작동 안 하는 된장국 자판기. 오른쪽 아래의 신발매라는 글자가 매우 무색하다.
음료수 자판기와 술 자판기. 음료수 자판기는 일반 자판기같이 버튼 누르면 투출구에 음료가 나오는 방식이 아닌 동전을 넣으면 여닫이문이 열려서 상품을 직접 뽑아가는 방식이다. 술은 논알코올만 팔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당시에는 다 품절.
음료수 자판기에 내장된 병따개. 위쪽 둥그런 부분에 뚜껑을 갖다 대서 따면 된다.
담배 상점. 파는 상품도 직원도 아무것도 없었다.
건물 안쪽에도 사람이 가득했다. 여기는 옛날 막과자들이 많아서 주변에서 다들 오랜만이다, 반갑다며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보는듯한 이야기가 들렸다. 한국인인 필자로썬 반갑다기보다는 하나하나가 새로웠지만
컵라면 자판기. 배경은 닛신 컵누들이지만 닛신 제품은 단 하나도 없을뿐더러 반 이상이 농심 제품이다...
막과자와 장난감 자판기. 여기에서 건담이나 모형을 팔 줄은 몰랐다.
심지어 건전지도 판다.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커피 자판기
맛은 역시 한국에서 먹어봤던 그 싸구려 커피맛. 솔직히 100엔 주고 마실 맛은 아니었다. 우리나라 믹스커피가 정말 잘 만든 커피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제 볼 것도 다 봤으니 돌아갈 시간.
화장실이나 동전교환기 등이 있다. 원래 가게 이름처럼 중고 타이어 파는 가게였지만 타이어보다는 레트로 자판기가 유명해서 주객전도가 된 상황이 되어버렸다.
돌아갈 때는 사가미선 하라타이마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하라타이마역까지 꽤 멀지만 아까 자판기에서 너무 많이 사 먹은 거 같아 운동 겸 버스비도 아낄 겸해서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30분 걸어서 하라타이마역에 도착. 걸어서 2km씩 되는 데다 버스도 없어서 웬만하면 요코하마선 사가미하라역이나 오다큐선 사가미오노역에서 相25번을 타고 오는 걸 추천.
에비나에서 요코하마까지 돌아가기로.
자판기 음식들은 솔직히 맛이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애초에 자판기라는 걸 감안해야 하기도 하고 자판기에서 이러저러한 음식들을 사 먹는 것으로도 재밌는 추억을 남기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 가게가 그나마 도쿄에서 가기 쉬운 편이기도 하니 관심이 있다면 한번 가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촬영 일자 : 2020.11.15
위치 : 神奈川県相模原市南区下溝26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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